2023. 1. 29. 16:59ㆍ끄적끄적
나는 임영웅을 미스터트롯에서 처음 봤다. 초반에는 그냥 '노래 좀 하네' 정도의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크게 임펙트가 있지도 않았고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은 되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던게 회차를 거듭하면서 점점 노래의 깊이에 빠지기 시작했다. 트로트는 나이 많고 인생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한을 넣어서 하는 노래라고 알고 있던 나에게 임영웅의 등장은 충격적이였다. 정동원처럼 어린아이는 솔직히 노래에서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임영웅도 그래봐야 30대 초반인가 그정도였으니 깊이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대망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라는 노래를 듣는 순간 트로트라는 장르에 대한 생각 자체가 바뀌어 버렸다. 비록 나이많고 고생 많이한 사람이 담아내는 한을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그 이상의 깊이를 느꼈다.
진짜 노래를 잘하는 가수. 깊이있는 노래를 더 깊게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가수. 그런 가수가 바로 임영웅이다. 나이도 젊으니 큰 이변이 없는한 30년 이상은 가수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트로트 가수라는 포지션이 정말 신의 한수였던것 같다. 댄스가수였다면 몇년 반짝 하다가 못하겠지.
예전에는 이런 경연프로그램 출신들을 대우 안해주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미스터트롯이 이런 분위기를 정반대로 바꿔버렸다. 오히려 경연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이 검증된 실력자들이 배출되니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을 수 있는 가수가 되지 않았을까?
울 엄니를 비롯해서 연세 많으신 분들이 임영웅을 최애가수로 생각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젊고 잘생긴 가수가 자기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니 얼마나 좋을까? 그것도 황금시간대 TV에서 늘 트롯을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더군다나 이제는 손주들도 트로트를 좋아한다. 자식세대에게는 노인들이 듣는 음악이라며 무시 당하던 트로트가 그 자식세대에게는 대우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집도 나와 아내는 한국음악의 격동기였던 90년대 댄스나 발라드 음악을 선호하는 반면 아이들은 트로트를 좋아하고 즐겨듣는다. 아주 신기한 현상이다.
모쪼록 개천에서 용난 임영웅이니만큼 수익이 많은 것도 이해되고, BTS 개개인보다 더 번다는것도 이해되고, 이제는 나도 응원하니 오래오래 우리곁에서 정겨운 트로트를 불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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