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전기차의 진입장벽은 충전 시간

2023. 1. 24. 10:10기타

 

가장 붐비는 고속도 휴게소 20곳 전기차 충전기 평균 5.6대

野홍정민 휴게소 이용차량 수 고려해 충전기 설치·운용해야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국내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가장 붐비는 고속도로 휴게소 20곳에 설치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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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결국은 충전 때문에 전기차 사용에 많은 불편함이 따른다.

얼마전 거의 1억원짜리 G80 전기차 타고 포항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인천에서 포항까지 가는데 5시간? 오는데 4시간 정도 걸린듯 한데... 휴게소만 다섯번은 들렀나보다.

눈보라 몰아치는 날이었는데 고생도 이런 고생이 없었던 것 같다. 이게 골때리는게 엔진열로 히터를 트는게 아니다보니 안그래도 부족한 배터리에 히터까지 틀어버리면 주행거리가 훨씬 짧아지니 어쩔 수 없이 히터도 끄고 달렸다.

아예 끌 수는 없고, 몇분정도 켜서 차 데워놓고, 시트 열선 틀어놓고, 어느정도 따뜻해졌다 싶으면 히터를 끄고 달렸다. 참 허탈하더라.

말이 되나? 1억원짜리 차를 타고 달리면서 히터도 못키다니...

차는 엄청 좋다. 최신 기술에 조용하고 빠르고 멜론 연동에 뭐 이것저것 기능도 엄청 많다. 그런데... 그런데...

타는 내내 조여오는 그 불안감. 고속도로 한복판에 서버리면 어쩌지? 날도 추운데 배터리 방전되면 어쩌지? 하는 그 불안감. 결국은 배터리.

전기차는 배터리 충전이 해결되지 않으면 그냥 시내나 근교쪽으로 갈때나 타는 세컨카가 될 수밖에 없다. 서울-부산 왕복하려면 그냥 휘발유나 경유차 렌트해서 다녀오자. 그나마 혼자 가는거면 내가 감당하면 되는데, 가족이랑 같이 가게 되면 가족들의 원성은 오로지 내 몫이다.

이걸 절정으로 맞이하는 날이 바로 설, 추석 명절이니 뭐... 말 다했지.

내 생각에 지금 시점에서의 전기차는 본가나 처가가 청주나 대전 정도에 있고, 전날 밤에 완충하고 다음날 출발, 본가 도착하자마자 가정용 충전기로 밤새 충전 후 거기서 며칠 끌고 다니다가 돌아오기 하루전 밤새도록 완충후 집에 와서 또 가정용 충전기로 완충.

뭐 이정도 패턴으로 사용한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좁은 나라에서 이정도인데 미국인들은 어떻게 전기차를 타고 다니고, 테슬라는 어떻게 미국에서 이렇게 크게 성장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나마 미국은 외곽에 차가 막히지 않으니 최대한 달리다가 휴게소에서 밥먹고 커피마시면서 충전하고 또 달리려나?

암튼 이래저래 전기차는 충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여기서 더 발전하기 어려울 듯 하다.

충전 인프라 문제들을 많이들 얘기하는데 물론 인프라가 첫번째 해결해야될 문제인건 맞다. 기껏 휴게소 갔더니 충전기 서너대중 한두대 고장나있고 나머지로 줄서서 충전하는건 정말 아니라고 보니까. 하지만, 인프라가 완벽히 갖춰진다고 해도 여전히 불편함은 남는다.

무엇보다 충전후 달릴 수 있는 거리가 휘발유나 경유차에 비해 현저히 짧고 (히터 틀면 더 짧고 ㅠㅠ),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은 너무 길다. 결국 휴대폰처럼 배터리 교체형으로 바뀌던가, 충전시간을 5분 이내로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나오던가. 이도 저도 아니면 아이언맨처럼 아크원자로를 사용하던가...

결론적으로 아직 전기차는 장거리 운행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기술은 늘 발전하니 결국 이겨내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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